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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글(MY WORK)

이 가을엔

 이 가을엔

                                              

                               

 

 

 

이 가을엔 

      

                   글 그림 / 김성로 

 

 

작은 거울 하나를

준비해야겠습니다

그리곤

거울 속의 나를

자주 들여다보아야겠습니다

나를 버리라고들 하지만

이 가을엔 자주

나를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갑자기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면

붉게 변한 벚나무 잎이

힘없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무너지는 낙엽처럼

나를 잃어버릴 것 같기 때문이랍니다

 

작은 거울 하나를

준비해야겠습니다

그리곤

거울 속의 나를

자주 칭찬해 주어야겠습니다

계절의 추억이 쌓인 은행나무가

호화로운 빛으로 반짝이기 때문입니다

그 빛이 너무 눈 부셔

내 모습이 초라해질 것 같기 때문이랍니다

비어 버린 가슴에 가을을 품으면

신종플루에 걸릴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작은 거울 하나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자주 거울을 들여다보며

가을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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