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산정호수 / 김성로
명성산이 맑은 호수에 빠졌다
노을이 점차 짙어가는 산정호수
좁은 산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자주 멈추어 선다
이곳에 오면 세속의 모든 것 다 호수에 버려야 한다
맑은 바람에 훌훌 날려버려야 한다
그럼에도 주춤주춤 솟아오르는 속세의 인연들
그 인연들을 이어가기엔 눈앞의 풍경이 너무 고요하다
하얀 찔레꽃이 눈부시다
달밤에 나룻배 타고 찔레꽃을 꺾어 살랑살랑 흔드니
달빛에 부서지는 찔레꽃 하얀 조각들
뱃길 따라 구불구불 길게 늘어져 있던 추억
문득 일어나는 그리움
그리움도 버리고 욕망도 슬그머니 놓아버렸다
눈앞의 청아한 바람 소리, 새가 수면을 차오르는 소리
노을이 사라지고 검은 물 위로 별빛이 드러날 때
더욱 짙어지는 물 냄새, 소쩍새 울음소리
'그림과 글 > 그림과 글(MY WO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어디에도 없었다 (0) | 2010.07.29 |
---|---|
Who are you? What are you? (0) | 2010.07.21 |
그림 (0) | 2010.07.08 |
제 1회 남한산성문학제 (0) | 2010.06.22 |
예절인성교육 지도과정 발표 (0) | 2010.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