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2010 전시를 마치며(9/13)
KIAF2010 마지막날
유난히 무더웠던 2010년 여름.
그 열기와 땀으로 끈적이며 밤늦게까지 치열하게 부대끼던 작품들
온갖 사유와 감정들을 끌어내어 작품에 담았었다.
'미친 짓이다. 미친 짓이다.'를 반복하며 뻑뻑해진 눈꺼풀에 안약을 넣으면서까지 작업했던 작품들
전시를 마치고 작품을 포장하면서 커다란 짐을 벗어버렸다는 홀가분함이 전신을 상쾌하게 만든다.
이제 축제는 끝났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지친 몸과 마음을 귀갓길 차에 실으며 당분간 작업을 쉬기로 마음먹었다.
"선생님은 전시 때마다 작품이 변해요."
그런가? 그렇다. 물은 흘러야 하고, 구름도 항상 제 형상을 바꾼다.
이것이 '나'라고 규정짓는 순간 그것은 이미 상황과 야합한 것이 되고 만다.
천변만화하는 세상에서 무엇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작품을 전시장에 걸어놓는 순간부터 그 작품은 이미 내가 아니다.
나는 이미 그곳을 지나버린 것이다. 그 작품은 다만 나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다.
발걸음을 떼면서 훌훌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끼는 이유이다.
비어 버린 마음으로 며칠간 여행을 떠나 새롭게 세상을 바라 보고 싶다.
푸르게 맑은 달은 검은 허공에 떠 있는데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
공연히 노를 저어 호수 가운데로 나왔는가?
출렁이는 수면 위로 점차 밤안개가 서리니
머리 위 시린 별빛만 가슴 가득 채우고
지나온 곳 나아갈 곳 방향을 잃고 헤메인다
별빛 달빛을 헤아려 어렵게 방향을 잡고
불확실한 심정으로 잠시 노를 저으니
호수는 잔잔하고 하얀 달빛이 천지사방을 비친다
참으로 가벼운 나그네의 마음이여!
사방에 가득했던 안개는 단지
나그네의 흔들리는 마음이었을 뿐
미루나무갤러리 관장님이 상하이아트페어에 참가하였다가 어젯밤 귀국하여 전시실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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