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9. 21. 대왕암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다.
발길 닿는 곳 마다
꿈틀대는 생명의 약동이 있다.
이렇게 많은 물이라니
끝 없이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가볍다.
바다에 오면
나를 만난다
온갖 껍질을 벗어버린
내 속의 나를 만난다
파도에 씻겨 둥글어진
몽돌만큼 빛나는 나를 만난다.
모든 것은 파도처럼
왔다가 사라져 간다
그 숨결로
와그락 와그락 부대끼며
점점 둥글어져 간다.
감포로 발길을 돌렸다.
검은 몽돌이 깔려있는 해변
넓고 짙푸른 바다에서
단순한 수평구도의 풍경에서
원초적인 나를 본다.
저 많은 몽돌들 중 하나
나를 닮아 있으려나
아이는 무엇을 보았을까?
뒤집힐 듯 출렁대는 목선
어부는 삶을 건져 올린다.
감포를 지나 정자에 이르니
넓은 바다를 향해 배들이 정박해 있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
어서 꿈을 쫓으라고 보채고 있다.
바다를 향해 있는 어선
그냥
이 풍경이 좋다.
거친 파도
파도를 헤쳐나갈 목선
비릿하고 축축한 끈적거림이지만
틈만 나면 찾는 바다
거기에서
내 속의 나를 만난다.
추석 전날
구름 사이로 드러난 신비스러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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