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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글(MY WORK)

그대여

 

 

 

김성로. 그대여. 2011

 

 

그대여 / 솔뫼 김성로

 

하루 세끼 밥을 먹고 서로 아끼며 산다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다

돈, 명예, 권력

그것참 거추장스럽다

한 세대가 지나면 모두 사라질 무지개요

단지 아침 이슬방울이며 물 위에 뜬 거품이다

끊임없이 누구와 비교하여 말하는 자여

내 앞에서 더는 그런 말씀 마시게

우아한 몸짓과 화려한 의상 뒤

잠 못 이루는 밤과 악귀 같은 번뇌가 있음을

내 이미 충분히 체험한 바라네

단지 먼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떠돌다

우연히 세상에 나온 미망(迷妄)의 존재로

그대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그대가 있으니

그대와 나는 같지 아니한가?

어떤 경우에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려니와

그대가 나를 경멸하여 멀리하지 않을까 두려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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