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섬에도 눈물이 있다/강동수

 

 

섬에도 눈물이 있다

 

                                                                                                시 :  강 동수

                                                                                             그림 :  김 성로

 

 

 

 

 

 

 

 

 

 

 

물속에 또 다른 물길이 있는 줄

남해의 섬 백도에서 알았다

그 물길 따라 길 떠난 형아를

가슴에 묻어두고 돌아선 날

바다에서  하늘이 더 가깝다는걸

숨죽인 고래처럼 누워있는 섬이 알려주었다

형제처럼 나란히 바다에 서있는

상 백도와 하 백도

그날  섬 하나가 지워졌다

 

백도라는 필명을 달고 사는 시인을 만났다

그는 원룸에 혼자 산다.

어둔 밤이면  도시의 난간을  붙들고

물위에 떠있는 섬과 같은 건물

 

낯선 방을 찾아가면 그는 슬픈 음악을 듣고

나는 잊고 지내던 눈물 같은 섬을 생각한다.

섬이 술을 마시고

술이 외로운 섬을 흔드는 날이면

가슴속에 있던 큰 바위 하나

뭍으로 내려앉는다.

섬에도 눈물이 있다

비가 오지 않아도

비에 젖는 섬 하나 있다

 

 

'그림과 글 > 그림과 시(picture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샘바람/이은협  (0) 2012.03.06
버리기 연습 / 나병춘  (0) 2011.11.18
못잊어/이은협  (0) 2011.09.22
마음의 수수밭 / 천양희   (0) 2011.08.22
존재 / 김경호  (0) 2011.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