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묘년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날
대부도의 구봉도를 찾았다.
썰물로 멀리까지 해저가 드러난 구봉도의 해안을 걸으며
지난해의 상처가 있다면 저 바닷물처럼 모두 씻겨가길 기원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찬바람 푸르스름한 바다는 해안까지 가득 차올랐고
구름 한 점 없는 붉은 일출을 미리 보았습니다.
썰물에 드러났던 바닷길은 모두 물에 잠겨있어
구봉도 끝자락의 외딴 무인도는 더욱 멀고 신비해 보였습니다.
삶도 그러합니다.
오늘은 쉽게 건널 수 있는 길이
내일은 끊어져 건널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망이나 낙담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사 세옹지마가 맞는 말입니다.
당장은 안개에 가려져 불투명하고 고되고 힘든 길이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그것대로 바른 길이 되고 있습니다.
짧은 삶이니 성패는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주어진 삶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구봉도 끝자락은 선사시대의 패총이 발견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섬에도 옛날부터 사람이 살았고
온갖 애환이 서려있을 하얀 조개껍질 언덕에 서서
태고 적 신비로운 향기를 찾아보았습니다.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지만
선조들이 거닐었던 헤드랜드(headland)의 침식지형을 어루만지며
속으로 뇌이고 또 뇌이었습니다.
'사랑하자. 어떤 경우에도 사랑하자. 사랑하며 살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이다.'
돌아오는 길
파도는 나의 족적을 지우고 있었습니다.
2011년의 애환도 그렇게 지워지고 있을 것입니다.
내일이면 2012년 임진년이 됩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사랑이 가득한 한 해가 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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