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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바람/김송배

 

 

 

 

 

 

바람

 

 

                 시 : 김송배

                  그림 : 김성로 

 

 

멀리서 쓰러진다

누군가 마른 풀씨만 씹다가

썩지 않은 마음 한 쪽 남겨놓고

한생의 막(幕)을 내리는가

 

하늘이 엷게 흔들린다

흔들리는 저 언저리

시린 시야 밖으로

돌아가 눕는 저녁 새떼

바람만

빗살 고운 무늬로 어른거린다

 

오늘 밤

귀에 젖은 물소리는

밤의 중심으로 흐르고

홀로 잠들지 못하는 섬 하나

거기에 나는

그리움처럼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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