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트눈 기획 ‘손순옥 초대전’
일시 : 2022.10.1부터 10.15일까지
장소 : 강화도 더리미길 24 갤러리아트눈 제 2전시장
[손순옥 초대전]
조금 더 머무르고 싶은 기억
손순옥 작가의 작품은 분홍색이나 연노랑, 다홍이나 하늘색 등의 색채로 화면을 채워나간다.
주로 밝고 경쾌한 색이지만, 과하지 않은 파스텔톤의 색상은 일상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태도나 속심처럼 산뜻하고 순수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색이나 형태가 아닌 우리의 지루하고 피곤한 일상을 밀어내고 세상을 향해 닫혀있던 건조한 마음에 환한 미소를 만들어내는 기분 좋음이다.
어린 날의 유희로서의 팽이 돌리기, 종이배 띄우기,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의 행위들로 재현되는 것은 어린아이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에의 욕구로 보인다. 어쩌면 작가는 삶 전체를 통하여 동심에 머물러 있기를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건 단순히 정지된 기억으로서가 아니라 종이배, 종이비행기라는 사물의 이미지를 확산시켜 나가는, 그리하여 동심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자 하는 의도적인 감수성이다.
그 많은 놀이 중에 여자아이들이 선호하는 고무줄놀이나 사방치기가 아닌 종이배나 종이비행기를 선택한 것이 바로 비상(飛上)에의 동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내밀한 의도가 배나 비행기로 형상화된 것이다.
작품에서 작가가 매체로 삼은 것 역시 종이(紙)다. 슈링클스라는 영국에서 제작된(Wizard Toys) 종이로 일명 마술종이로 불려지고 있다. 그 종이에 종이배나 종이비행기를 그려 오븐에 구워내면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데, 작가는 마술종이(슈링클스)라는 매체를 이용함으로써 순수함이 느껴지는 공통의 매체(종이)로 표현하고자 하는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다.
작가는 사물(배와 비행기)을 반복하여 붙였는데 그 반복은 지루함이 아니라 오히려 경쾌한 율동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화면의 빈 공간에 쓰인 ‘떳다, 떳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우리 우리 비행기’ 동요처럼 반복하여 표현된 종이배와 종이비행기를 지극히 단순하고 간결한 이미지로 압축하여 의미를 강조하려는 것 같다. 푸른창공을 향해, 혹은 냇가에서 시작하여 푸른 바다로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더 높은 지향에의 욕구다.
우리의 기억은 한정된 파일로 저장되어 있다.
삶이 고단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혹은 초라해지는 자신이 구차해 보이지는 않는가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될 때 너울너울 하늘을 날던 그 종이비행기를 떠올렸을지 모른다. 기억의 한 켠에 머물고 있는 그 비행기가 회항하여 다시 푸른 창공을 향해 날아가 주길 바랄지 모른다.
돌부리에 걸려 정박해 있던 종이배가 순풍에 다시 너른 바다로 항해해주길 바랄지 모른다.
전시기간 중 관람은 무료이며, 제 1 전시장에는 김성로 최근 작품들과 박정은의 도자기와 도자인형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문의 : 010-3365-1850, 010-6440-9390. 화, 금요일은 정기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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