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별빛을 머리에 이고]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0
수덕사에서
무중무
산새 울음소리도 얼어버린
황토 오솔길에
소복이 쌓인 눈길에
뽀드득 뽀드득
남긴 발자욱마다
번뇌의 짐을 내려놓는다.
옷깃을 살며시 부여잡으며
새벽하늘이 뿌리는
별빛을 머리에 이고
고행의 길을 걷는 여인이여!
남녀간의 사랑도
번뇌의 밀알이기에
억조창생 구하려
불도의 도량을 향한 집념으로
인연의 혈연을 뿌리치고
수덕사를 향한 마음이야
오죽하였으랴마는
밤새워 울리는 목탁소리에
별빛도 가늘게 흔들리면
이마에 서린 정기
법당에 가득하고
살며시 치켜드는 눈동자에
자비가 넘친다.
고요 속으로
목탁소리 염불소리 녹아들면
신비의 세계를 거니는
여승의 아미에 미소가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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