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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세월을 낚으리라

                          김성로 [세월을 낚으리라] , 14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0

 

세월을 낚으리라.

                                  무중무

아침 햇살에

수줍어 수줍어

고개 숙인 잔디밭 건너

흰구름 벗을 삼아

오솔길을 걸어가면

숲속에 둥지 튼 향내

품에 안겨 반기네.



야생화 한 떨기

고즈넉이 고개 숙여

그리움에 젖은

눈물방울 흘리더니

얼굴 붉히며

눈인사로 맞이하네.



멀고 가까움이 없는

고뇌의 씨앗인

생각일랑 떨치고

하늘과 바람과

숲속의 향기를 벗 삼아

야생화 가슴에 안고

삶을 엮으리라.



바램은 욕망이요,

욕망은 짐이 되고

짐은 버거운 삶을 만드니

바램일랑 지워버리고

내 여기

너희를 벗 삼아

세월을 낚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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