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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존재하는 것은

                           김성로 [존재하는 것은]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0

 

 

존재하는 것은

                                 무중무


 

이 세상 존재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어디 있나?


세월도 변하고

말없이 서있는 나무도 변하며

침묵하는 돌도 변하는 걸.


감정에 흔들리는 사람이야

오죽 하련만

그래도 믿고 사는 것이

어리석은 사람인걸.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믿으며 산다는 것이

어리석은 줄 알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련가!


존재는 존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걸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려는가?


미련의 껍질을 한 꺼풀씩 벗기며

순수한 알몸으로

태양을 바라보며 살아가리라.


여기에

무로 돌아가는 길이,

어리석은 삶의 종착역이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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