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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글(MY WORK)

신비한 이야기 1(실화)

김성로 [여심]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4

 

여러모로 신비한 이야기(실화)가 우리 할머니에게 얽혀있어 소개한다.

할머니는 정(鄭)씨 성을 가지셨다.

첫번째 이야기는 산신령님이야기이다. 당시에는 샤마니즘과 토테미즘 등 온갖 종류의 미신들이 시골동네를 감싸고 있었다.

6.25 피난시절에 아버지가 독사에 물려 죽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께서 밤새 집 뒷산에서 정화수(깨끗한 물)를 떠 놓고 아들을 살려달라고 지성을 드리는데 산신령님이 나타나셨단다. 어린시절 나에겐 너무 신기하여 산신령이 어떵게 생겼었냐고 할머니에게 물었더니 커다란 흰 호랑이라고 했다. 커다란 호랑이가 할머니 주위를 도는데 하나도 겁이나지 않더란다. 호랑이가 세바퀴를 할머니 주위를 돌더니 뒤로 몇걸음 가더란다. 그래서 할머니 생각으론 따라오라는것 같아서 따라 갔었다. 따라가면, 또 몇걸음 뒤로 가고, 가고 해서 재(산고개)를 세개를 넘었다. 호랑이가 커다란 바위 위에서 크게 울부짖더니 어디론가 뛰어가 사라지더란다.

할머니가 그 커다란 바위에 다가가 살펴보니, 그 바위 아래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이 한 채 있었다. 싸리문을 열고 그 집에 들어가니 머리와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다. 그 할아바지는 할머니가 간밤에 꿈속에서 보았던 할아바지였단다. 할머니는 너무나 반가워서 다짜고짜 내 아들 좀 살려달라고 졸랐다.

자초지종을 들은 하얀 할아버지는 "아주머니, 뒷산에 가서 솔잎 열개만 따 오시구려." 할머니는 뒷산에서 솔잎 열개를 따면서 '아마도 솔잎점을 치시려나 보다.' 생각되어 솔잎 뿌리쪽을 하얗게 다듬어서 하얀할아버지에게 갖다드렸다.  할아버지는 자세히 보지도 않고 솔잎을 버리면서 "아주머니 아들은 살것 같소. 같이 갑시다."하더란다. 오면서 물으니, "솔잎을 가지런히 다듬어서 올 정도면 죽을 정도로 급하지는 않은 것이오."하더란다.

집에 도착하여 아버지의 상태를 본 하얀할아버지는 고개를 젖더란다. "독이 이미 온몸에 퍼졌는데..... 아주머니 정성이 갸륵하고 산신령의 인도도 있고하니 한번 치료는 해보겠소."하며 술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할머니 말로는 '술 한대접 마시고 침 한대 놓고, 술 한대접 마고 침 한대 놓고...'라고 하셨는데 내 생각엔 침을 소독하는데 술을 쓴것 같았다. 짚동(벼 한단)같이 부었던 아버지의 다리에서 고름이 줄줄 흘러내리더란다.

- 아버지는 살아나셨고 돌아가실때까지 다리를 약간씩 절으셨다. 하도 거짓말 같아서 아버지와 어머니께 진짜냐고 물었더니 사실이란다. 그러면 6.25 땐 산속에 호랑이가 살았었단 말이 되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미신도 지성으로 믿으면 효험이 있나보다. 그 하얀 할아버지는 범상치 않은 도인이셨나 보다.-  

그런데 우리 할머니에게는 더욱 믿지 못할 이야기(저승에 갔다 온)가 얽혀 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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