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보광사],70*70cm, 2004
할머니에 얽힌 두번째 신비한 이야기.(저승에 갔다 옴)
할머니는 경상남도 경주 남산 밑 베리(삼릉솔밭)로 젊은 나이에 시집을 오셨다. 할아버지와 아들 딸 놓고 잘 사시다가 어느날 돌아가셨다. 그런데 3일 후 다시 살아나셨단다.(이하 할머니의 저승 체험담)
몸이 가벼워져서 점점 위로 떠 오르는데, 누워있는 자신의 몸이 보이고 식구들이 모두 모여 앉아 우는 모습을 보았다. 마음은 편안하고 몸은 자꾸만 가벼워지는데 세상을 둘러보니 시간(과거 현재,미래 모두)과 공간에 제한없이 모두 보였다.
갑자기 강이 보이고 강물위로 징검다리가 보였다. 강물 너머엔 남산(경주 남산)이 보였다. 강을 건너가자 커다란 솟을대문이 나타났다. 그 대문앞에 할아버지(할머니의 할아버지)가 앉아서 새끼를 꼬고 계셨다.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너는 아직 올때가 아닌데 왜 이곳에 왔느냐! 어서 돌아 가거라."하시며 점박이 강아지 한 마리를 주셨다. 돌아가는 길에 계속 침을 뱉으라 하여 할머니는 입이 말랐는데도 억지로 계속 침을 뱉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미처 관을 준비하지 못하여 할머니 시체를 방 위쪽에 평풍으로 가려 두었다가 3일 후에 염을 하려고 병풍을 걷었다. 그런데 할머니 입에 거품이 나와있어 이상하게 생각되어 흔들어 보았다. 죽은듯이 누워계시던 할머니가 눈을 뜨시더니 머슴들을 시켜 "뒷산 어디에 커다란 바위가 있고 그 밑을 파면 주머니가 있을것이다. 어서 그 주머니를 가져오너라." 하셨다.
아버지께서 머슴들을 데리고 뒷산에 가니 정말 커다란 바위가 있어 그 밑을 파니 오래된 가죽주머니가 있었다. 두려운 마음에 풀어보지도 못하고 할머니께 가져왔다.
(어머니의 말로는 3일간 죽었다가 살아나서 펄펄 나는듯이 됫산으로 가시길래, 머슴들과 뒤 따랐더니 커다란 바위아래를 머슴들 보고 파라고 하셨다 한다.)
그 주머니 속에는 오래된 엽전이 7개가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그 물건을 하늘로 올라갈때 보았다고 했다.
아주 소중히 보관을 하셨었는데 내가 몰래 가지고 놀다가 제기(제기차기)접는데 일부 사용했다. 할머니는 그 엽전을 '칠성돈'이라고 하셨다. 잃어버린 몇개의 엽전(조선시대 동전?) 대신 일제시대의 커다란 동전으로 채우셨었는데 내 동생이 또 엽전을 제기접는데 사용했다. 모자란 나머지 엽전은 500원짜리 동전으로 대신 채우셨다가 결국 모두 잃어 버리셨다. (할머니 죄송합니다. 그때는 어려서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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