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송림에 앉아]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7
송림에 앉아
무중무
억새풀 이슬 달고
햇살 기다리는 다리 건너
메마른 계곡 돌아
송림으로 들어간다.
숲의 숨결 듣노라면
송림 사이 누비며
고요를 휘젓는
짝 부르는 까투리 소리
발길을 묶는데
산마루 너머
햇살이 송림사이 누비면
송림의 세상은
그렇게 열린다.
억새풀에 매달린 이슬방울이여!
고뇌와 슬픔의 눈물이란 말인가?
큰 노송 사이에서
햇살 그리워하며
삶을 마감한 어린 소나무
애도의 눈물이었단 말인가?
햇살이 스미는 송림에 앉아
삶을 음미한다.
괜시리 눈물이 흐른다.
아!
송림에서 삶이 묻어난다.
배려 없는 매몰찬
삶의 길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