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나는 바람이다] 70*45cm, 한지위에 아크릴. 1999
관계 Ⅰ
정덕수
내밀히 숨죽인 소리 들을 준비 되었을 때
너른 벌판 내닫는 바람 되어보라
익숙하지 않은 율동으로 무언가 들려주고자 함이
고달픈 삶의 궤적을 닮아 마음 얼마쯤 아프겠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 인바엔 당당히 나서라
상상의 한계에 도달하기 전
늘 낯 선 거리만 배회한 이방인인 듯
한번쯤 왔던 길 돌아 볼 시간 얼마든지 있으련만
그도 낯설어 길 끊어진 강변에 홀로 우는가.
고즈넉이 달 뜬 밤, 물새 홀로 나는 바다를 보았을 때
쓸쓸한 방황의 길 헤매던 시절의 내가 거기 있어
무심천 지는 노을 바라보는 내가 거기 있어
내 영혼으로의 먼 길 떠날 시간 기다린다만
하고픈 말 다 하지 못한 가슴 울먹일 때라도
피기를 기약했던 꽃 피지 못하고 시듦만큼이야 섧으랴
어제의 그 찬란하던 찬사들이
어처구니없게도 오늘 비난으로 돌아옴을
미처 몰랐던 탓인 걸 자책한 들 무어 하랴
내밀히 숨죽인 소리 들을 준비 되었을 때
너른 벌판 내닫는 바람 되어보라
익숙하지 않은 율동으로 무언가 들려주고자 함이
고달픈 삶의 궤적을 닮아 마음 얼마쯤 아프겠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 인바엔
당당히 나서보는 일 행복한 것을.
글 출처 : http://blog.daum.net/osaek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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