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스크랩] 깊어가는 사랑

김성로 [깊어가는 사랑]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7

 

 

        깊어가는 사랑   /이옥선           

 

  

퍼런 심지를 세우고 타는 불꽃같은 우리

하얗게 타 들어가다 재가 될까봐

숨 죽여 달빛에 마음을 식힌다.

 

몽매에 그리워 그리워 하다가

동백꽃 피기 전 안개 가린 이른 새벽

달성사 옥정에 몸을 식힌다

 

외월도 내려 앉은 아련한 무지개

소슬한 바람에 날아 갈까 봐

자작자작 마음에 소금기 해가며

 바닷 바람에 머리를 식힌다.

 

서설에 피는 매화도 혹독한 추위가 깊을수록

속내음 진중히  피워 올리 듯

우리도 천천히 시나브로 키워가자 

향을 가지고 形을 채우고

기다리며 아우르며 피어가자

 

빈가슴으로 만나서  채우며 살아가자

바람도 채우고 들풀향도 채우고

더러는 미움에 애증까지도 채워서

곰삭을 그 시간 너머까지

우리  깊어가는 사랑을 하자

 

2007.8.18

 

 

 

 

출처 : 생의 한가운데서
글쓴이 : 스카렛 원글보기
메모 :

'그림과 글 > 그림과 시(picture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슴 비우면  (0) 2007.08.29
나는 나를 거꾸로  (0) 2007.08.28
나는 바보입니다.  (0) 2007.08.27
우리는 그리 살아지는 게야  (0) 2007.08.27
사랑하게 하소서  (0)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