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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요망(妖望)

김성로 [가을 ] 45*45cm, 한지위에 수묵. 2007

 

 

 

요망(妖望)/김선근

 

 

가는 날에 매달려 세상이 내것인냥

한 솥의 허무와

한 가마니 미련을 안고

잔인한 바람에 맥없이 떨어지는

낙엽에도 울었고

발가 벗겨진 가지 사이 톱질하듯

갈기는 바람소리에도 가슴 조렸다 

 

잠시 빌려 쓴 세상에서 내 것이 없건만

면도칼로 도려내듯 점 하나 박고 픈 요망(妖望)에

떨어지지 않으려 이리저리 나부끼는

찢어진 깃발처럼

긴 대롱에 걸려 발악하는 삶이 

서글퍼서 또 울었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가을 한자리에

내 소중한 인연들과

술 한 잔에 웃다 울다 가면 그 뿐인 것을

소심한 영혼

빚쟁이 억지를 쓰다

빈 가슴으로 아프게만 운다

 

 

                                      글 출처 : http://cafe.daum.net/film2002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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