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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섬에 갇힌 바다는

김성로 [새해 꿈]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8

 

 

섬에 갇힌 바다는 / 박 정연


민 머루 바닷가를 돌고 돌다가

일몰의 덫에 걸린

몸부림치는 활어 떼의 모습에서

문득 섬에 갇힌 나를 본다


섬 모퉁이 끝에서 끝까지

한 뼘도 안 되는 하룻밤 비밀이

짠 냄새와 축축한 바람에 뒤섞여

온 종일 해오라기 소리를 낸다


싫다고 훌쩍 떠나 버릴 수도

쉬이 찾아와 뿌리 내릴 수도

바다에 갇힌 나는

섬에 갇힌 바다는


섬을 해하고 수평선을 넘어

오래전 잠겨버린 전설의 그물을 찾아

마지막 남은 유화 같은 꿈들을

한 올 한 올 건져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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