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의 작은 소망
글 : 석산 김영준
그림 : 솔뫼 김성로
청보리 밭 위로 바람이 걸어간다
내 마음도 그의 뒤를 따라 가고있다
드 넓은 푸른 초원을 이룬 청보리밭
내 몸은 시원한 청보리밭 바다 위에 떠있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일어나는 청보리
풋풋한 내음이 목구멍을 타고 시원스럽게 드나든다
저 위에 누우면 파아란 하늘이 이불되어주고
맑은 햇살이 나를 어루만져 주겠지
모든 걸 잊으며 살고 싶다
욕망으로 가득한 내 안의 나에게 묻노니
마음도 가슴도 모두 비우고 청보리처럼 굿굿하게 살자고...
이름모를 들새 한 마리 내 위를 날아가고
어디선가 꿩들의 사랑찾는 소리 들려온다
나는 지금 청보리가 되고자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옆의 청보리가 사랑스럽게 속삭인다
"함께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행복이야!"
내 몸 여기 저기에서 청보리 새싹이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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