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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내게도 맛이 숨겨져 있습니다(임미연)

                                

 

 

내게도 맛이 숨겨져 있습니다


        시 : 花心 임 미연

      그림 : 솔뫼 김 성 로



가지마다 뿌리마다

불타오르는 햇살 머리에 이고

바람들 말을 걸어

숙성시켜준 날 모두가 외면합니다


위아래 눈 빤히 뜨고

부드러운 손길 기다려 보아도

꽃일적 향기 곱다고

좋아라, 탐닉해주더니

푸르고 시큼한 내 속 안의

보석은 몰라줍니다


내 간절한 고독의 피부

허전한 양 어깨에

난간 불을 지피고

흘리는 눈물 안에

얼마나 귀한 것이 있는지 몰라

혼자 시들어 낙과될 때쯤


내 안에 숨겨진 맛

지친 영혼에 목마름 속

칼피스의 향기인 것을

아무도 몰라 서러워도

늘 파란 매실로 남겠습니다


   2008.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