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모호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초고 200807050408
시 : 화림 이세종
그림 : 솔뫼 김성로
찰진 마음으로 나를 적었을까
모진 마음으로 나를 버렸을까
그날 나는 버려진 길가에 마냥 웃었다
시를 적은 자의 사유들은 비온 날의 버섯이다
후후, 소나무 밑둥에 숨어 있다 웃는 소리를
귀에 담는 솔잎은 또 무언가
바닥에 바늘을 못 꼽고 누우면 들리는 소리
푸른 잎이 땅을 덮으면 아쉽지나 않겠지
낙엽이란 이름은 누렇지만 않겠지만
지금은 땅에 푸른 빛이 감돈다
버섯과 솔나무의 대화가 감돈다
돌이켜 보면 보일 신뢰의 빛으로
비오는 날에 묶여 빛을 이고 와도 궁금하다
삶은 모호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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