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의 여명黎明
시 : 석산 김영준
그림 : 솔뫼 김성로
쇠가 강해지려면 쇠에 맞아야 한다
쇠가 날카로워지려면 쇠와 부딪혀야 한다
온실 속의 화초가 들풀보다 약한 것은
비바람과 혹한을 모르기 때문이다
간 밤에 흰 천을 덥고 죽어 나가는 나를 보았다
온 세상이 캄캄한 것은 내가 죽어서일까?
달도 별도 없고 불빛도 없다
그럼 나의 주검을 보고 있는 나는 누구란 말인가
내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은 거울이 아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승만 존재 한다
전생도 없고 저승도 없다
이제 죽었으니 활활 타버리면 묘지도 없다
세상이 나를 버린게 아닌 내가 세상을 버렸다
쇠에 맞아 보거나 부딪혀 보지도 못했다
결국 나는 온실 속의 화초로 나를 키웠나 보다
강하고 날카롭기 위해 뜨거운 불 속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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