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한, 것을 모르는
시 : 김선근
그림 : 김성로
한가위 지난 지 여러 날인데 여전히 더위는 머물러 있다
열여섯 고향 나설때 어머니
새벽 밥 지어 먼 동 트기 전에 깨워 먹이며,
말 한마디 없었지
언덕 넘어 설때 아버지
돌아보며 돌아 보며 걷는 나에게 앞서가며,
아무말도 없었지
새벽 기차 기적이 울릴 때
이제 떠난다는 것, 떠나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 버린 그 때,
역사안 머슥하게 계신 아버지께 고개만 까딱
아무 말도 못했지
떠나야 한다는 것이 그러했고
떠나야만 한다는 것이 그러했고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이 그러하고
떠나 보내야만 한다는 것이 그러한,
것을 모르는 여름이
한가위 지난 지 여러 날인데 여전히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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