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님도 취한 가을밤
시 : 동백꽃 서정부
그림 : 솔뫼 김성로
계절의 향기
가을 멋에 취한 숲이
적포도주 홍안을 띄우고
곰삭은 양주 빛 노래를 부르며
남몰래 간직한 첫사랑 이야기
들리는 듯 말듯 엎조리는 밤
덮치듯 부는
한줄기 비바람에
화들짝 몸서리치며
분홍빛 속옷을
한 줌씩 벗어던지며
취기 어린 커다란 눈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계절의 향기
가을 맛에
함께 취한 별님 아씨
민망하고 수줍어
솜이불 끌어당겨
붉어진 얼굴 숨기느라
온 가을밤 하늘이 들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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