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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저 강물은 / 이양덕

              

 

 

  저 강물은 


                    시 : 이양덕

                   그림 : 김성로

 


   그대는 아는가,
   저 강물이 흐르는 까닭을

   모든 이들이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슬퍼할 때
   사랑으로 다 보듬을 수 없다면
   고요한 숨결로 흐를 수 없다면
   더 이상 강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별빛마져 물위를 걷지 않는 적막속에서도
   강물은 흐르고 흘러야 한다는 것을
   자고나면 그리움이 풀잎처럼 돋아나는
   강 언덕에
   창백한 꽃잎들이 피었다 져도
   말없이 흐르는 강물
   슬픔의 수면이 깊으면 깊어질수록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강물의 기쁨이 아니겠느냐며
   강물은 홀로히 흐른다
   저 피안(彼岸)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