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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들꽃의 노래 / 조동목

       

 

 


들꽃의 노래


              시 : 조동목

            그림 : 김성로


장대비가 세차게 때려도

미친바람이 막무가내로 때려도

그대로 맞아야 했습니다

아파할 여유도 없이 맞아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내 노래는

시퍼런 멍을 딛고 서야만 환한 미소로 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고난을 이기고  활짝 웃으며

작은 유혹에도 몸을 배배 꼬기도 하지만

꾸밈없는 얼굴은 내 순정입니다

오실 임을 위해

말간 아침이슬로 날마다 단장하지만

찾아주는 발길 없어도

온실녀처럼 초조해하지 않습니다

끝내는

아무도 모르게 지더라도 서러워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갈 날의

그 기다림조차도 내겐 축복의 삶이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바람 한점 없어 심하게 흔들리다가

지나가던 낯선 이와 눈이 맞아

그만 나를 허락하던 그날

참 아름답다는 달콤한 속삭임 사이로

아득히 생각나던

그대도 

여전히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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