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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산다는 것 4 / 지개야

                  

                 

 

 

 

산다는 것 4


                              글 : 지개야

                            그림 : 김성로



소낙비 쏟아지는 칠흑 같은 밤에도 어둠을 쫒는 번갯불이 있다.

이정표 없는 길이 인생길이라지만

길은 없는 길에도 길이 있는 것이 인생길이란다

 

걷던 길을 포기하지 말라

종로네거리를 막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걱정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사람마다 각기 가진 걱정만 다를 뿐이지

인생 누구나 다 걱정이 있기 마련이다.

 

‘난 너무 행복해서 걱정이 없다.’라고

거짓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행복한 그 사람의 걱정은 그 행복이 영원하길

바라는 걱정을 가지고 있다.

 

인생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을 향해 변하고 변해간다.

가는 인생길에 찰나의 쾌락에 긴 걱정이 인생에 정답이 아닌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오늘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치유할 수 없는 사병과 싸우는 사람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구속이란 육체적 자유를 빼앗긴 사람!

판사의 준엄한 사형 언도에 흘리는 눈물도 있지 않는가?

 

지금 당신이 가슴아파하는 걱정이 이 보다 더 큰 걱정인가?

작은 걱정에 씨앗을 발아시켜 더 큰 걱정으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당신에 걱정을 밑거름해 행복을 찾을 것인가?

이 모두는 당신 자신에게 달렸다.

 

인간누구나 태어날 때는 한 손에는 출생신고

또 한 손에는 사망신고를 가지고 태어난다.

갓 태어난 아가는 엄마의 젖무덤만 찾을 뿐이다.

모든 아가들이

출생신고에서 사망신고로 가는 길 구비마다

즐거움과 행복이 있고

근심과 걱정이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이왕에 태어나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태어난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인간으로써 인생길을 가야 하지 않는가?

인생길을 가노라면, 노자 돈이 필요하다.

 

살아서 살기 좋은 세상  돈이 원수지

돈이란 놈과 원수지간만 풀 수 있다면

그래도 한 번쯤 살아볼 만한 세상이 아닌가?

그 놈 장난 앞에서는

가진 자나, 없는 자나, 성직자나, 잡놈이나,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다 아부를 한다.

 

저승 가는 놈 길목 잡고

찬송가에 목탁소리, 앞소리, 뒷소리, 헛소리, 상여소리,

가시철조망 펴놓고, 노자 돈 받아 미소로 챙기고

돈대로 앞줄 세웠다가, 돈 대로 뒤로

밀어내는 온갖 작태로 세상장난 다 치는 것이 그놈이 아닌가?

 

천당 가는 놈 지옥 보내고

지옥 가는 놈 천당 보내는

그놈 이길 장사 이 땅에 그 누구 있단 말인가?

 

애라 더러운 노자 돈놈아

난 니 놈이 싫어 죽어서 돈 없이도 갈 수 있는

지옥을 가련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나?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알콩달콩 토닥토닥 삐껏삐껏

흔들흔들 거리는 인생에 감칠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고통은

내일에 나에게 또 다른 행복을 준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무시하고

한 숨만 쉬는 사람아! 아니면 천명을 저버리고

스스로 인간사표에 자살이란 마지막 단어를 들고 떨고 있는 사람아!

 

세상에 나보다 더 걱정이 많은 사람이 없다고 한숨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당신아!

지금 당신이 쉬는 한숨소리는

음식물쓰레기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쉬는 한숨인가?

 

당신의 한숨은 봄여름가을겨울 머루다래오색단풍

산나물에 눈꽃쌈밥

인정 퍼주는 웃음꽃이 만발하는 동천洞天으로 가는 이정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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