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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비의 소곡/배문석

 

 

 

 

 

비의 소곡(召曲)

 

                                   시 : 배문석

                                  그림 : 김성로

 

 

 

어디로부터 살펴 왔는지 알 수 없다

벽을 사이로

어둠만큼 깊은 소리

 

내 귀는 벌써,

밤마중에 여념 없는데

오랜만에 앙금같은 세월을 씻기느라

토드락 토드락

 

떨어진 거리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마알간 가슴을 열어 보았다

 

손금을 따라 흐르는

버거운 세상살이가

심장을 돌아 뇌수로 흘러갔다

 

이 밤 어둠을 씻고 있는

저 빗물

목련꽃 얼굴에 눈물로 흘러 곱게 피어나기까지

 

아, 생의 멀미로 굽이치는

자화상

바다가 그리웠던 게지

 

밤새도록 울고 난 후

내일은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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