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시 : 박등
그림 : 김성로
그가 온다
은하수 여울 건너 아득히 멀어져간 그가
야윈 발목 드러낸 채 흰 고무신 신고 온다
보릿고개 넘느라고 허리가 휘던 사람
작두날에 베인 손목의 깊고 긴 상처로
내 그루잠을 동강내던
웃음마저 젖어 있던 짧은 생 한 장
만장으로 펄럭이며 떠나간
그가
소탱 소탱
부를 때마다 목이 쉬던 노래 다시 부르며
휘청휘청 고갯길 넘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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