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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항아리/김태희

 

                       

 

 

 

항 아 리

 

                          시 : 泰仁 김태희

                       그림 : 솔뫼 김성로

 

 

 

눈 먼 채로 석삼년

붉은 심장 내어놓고 서 있다가

 

먹빛 눈썹 그려 달빛바람 곡진한 가락도 불러오고

하이얀 소금사막

먼 데 별빛강물로 흐르는 애닯은 사연도 담아와선

 

작은 하늘 가슴에 품어 삭이고 삭혔더니

영롱한 새벽이슬 맑은 숨결로 고여

투박한 기쁨 한덩이 숨풍이겠지

 

이제서야 나는

푸른 그늘로 돌아 오는

고단한 그대 어깨

구수한 손길로

따스하게 매만져 줄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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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귀머거리 앞 못본듯이 하던 세월

지난한 질곡의 시간들을 너른 품에 다 끌어안고

메주덩이 같은 아들 알토란같은 딸들 길러내며

구수한 된장맛, 깊게 익어서 감칠맛 나는 손맛으로

먼 곳에서도 그리워지게 하는 고향 우리의 어머님들

그 따스한 손길 떠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