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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흐르는 물결처럼 / 이효녕

 

 

 

 

흐르는 물결처럼


                                    시 : 이효녕 

                                 그림 : 김성로



작은 창가에 이슬이 내려

잠자던 영혼 깨워 춤을 추며

달빛 환한 길을 걸어

어딘가 흘러간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뒤 돌아보지 않고 흘러가는 물결

그 속에 마음이 붙들리기 전

해처럼 달빛처럼 뜨고 지는 냇가

사과 꽃이 떨어진 날 물든 마음 하나

구름 위에 둥실 뜬 세상 평행선이다


어딘가 마냥 흘러가서 멈춘 마음

제 키를 넘지 못 하는 긴 세월 너머

마른 몸으로 아무리 돌아누워도

끝없이 젖어서 가는 이 세상

바람이 가득 고여 흘러간 날은 

누구 한사람도 볼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