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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임진강가에 서서 / 김운상

 

                                   

 

 

 

임진강가에 서서

 

 

                                    시 : 김운상

                                  그림 : 김성로

 

 

눈앞엔 오름을 허락하지 않을 절벽이고

발아래엔 셀 수도 없는 크고 작은 돌들이

저 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채

소리 없이 시간을 타고 있다

 

얘들아!

저 많은 돌들의 사연보다 더 많은

너희들의 가슴속에 품은 이야기와

너희들의 마음속에 숨겨놓은 꿈들이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는 그 날을 위해

저 절벽 뛰어넘을 그 때를 위해

우리 날기 위한 준비를 했지

 

따뜻한 봄날에 희망을 보았고

여름엔 강물 넘치듯 차오르는 힘을 얻었고

가을엔 절벽에 단풍처럼 예쁜 마음을 그렸고

하얀 눈이 세상을 덮을 때

너희들의 가슴엔 천하를 얻을 꿈을 꾸었지

 

얘들아!

이제 우리 날개를 달까?

그리곤 저 절벽을 날아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