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태백산맥
시 : 서정부
그림 : 김성로
산맥이 연출하는 신비한 드라마
모여든 구경꾼 생명바다 골짜기
수습 못 할 감동의 화약고 터트려
찬탄의 환호성 지천을 뒤흔들게 하는
단풍 꽃불을 연방 싸질러 놓는다
그 작열하는 열기 하늘을 녹여
들녘을 압도하는 찬란한 광경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발버둥치며
순식간에 세상을 뒤덮어 놓는 것이
마치
독한 폭탄주 말 통째 들이킨 듯
아래로 훨훨 타내려 오고 있었다
누가 감히
저 무한대 생명을 품고
태초의 영혼을 부활시키는 어머니를
산은 산이라 하고
구슬 같은 이슬이 만 가지 색소 창조하는
이치를 다 아는 양
우주의 장엄한 비밀을 불어넣는
신비한 요술방망이를
무슨 연유로 물은 물이라 이름 짓는가
계곡을 꽉 채워 흐르는 냇물도
신기한 묘술에 취해
홍당무 얼굴 되어
숨을 멈추고 부동자세로
탄성을 지르게 하는 기적
그 누구라 해도
엄두 내지 못할
예측불허의 천지창조요
이 지상 최고 제일로 굉장한
예술의 극치가 틀림없으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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