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물고기
시 : 강인한
그림 : 김성로
벚나무 꽃가지에서
떨어져 나온 꽃잎 두 장
다른 세상으로 날아간다
떨어진 수많은 꽃잎들이 맨땅에서 서로 손잡고
빙글빙글 원무를 추며 흙에 섞일 때
그렇게 시들어감에 순응하고 있을 때
물살에 실려 멀리 떠내려가기로
작정한 물고기처럼
기류를 타고 높이 솟구쳐 오르고
간질거리는 이승의 소식이 차마 그립지 않은 듯
날아올라 허공에서 맴돌며 가슴 죄며 꽃잎들은
바라보는 것일까 저 먼 피안의 기슭을
환하고 둥근 비늘
하늘의 물고기가 된 꽃잎 두 장
더 높이 더 높이 날아오른다
알 수 없는 향기와 빛이
낯선 이름으로 파닥이는 곳, 당신의 꿈 속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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