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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섬에는 풀이 자란다/채영식

 

                    

 

 

섬에는 풀이 자란다 


                             시 : 채영식

                            그림 : 김성로



시인을 하자

눈 밖에 섬 하나 있으니

풀처럼 푸르게 시인을 하자


그제도 섬에는 풀이 났고

오늘도 섬에는 풀이 자란다


어깨에 매단 등 단을 밝히고

취한 채 엎디어 잠들지 말라

잠든 너의 섬엔 풀이 돋는다

가시보다 독한 풀이 돋는다


가도 가도 섬은 언제나 그곳

눈 밖에 오만한 섬 하나 있으니 是認을 하자

풀처럼 푸르게 시인을 하자


섬에는 풀이 자란다

내게서 자란 풀이 섬에서 자란다





* 시인 채영식 / 한국일보 백일장 장원, 미주시문학회 회장, 미주문인협회, 현 LA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