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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금릉중학교

금릉중을 떠나며

 

금릉중을 떠나며

 

 

나는 미쳐 헤어짐을 준비하지 못했다

태풍 볼라벤에 이어 덴빈이 올라온다고 시끄러운 TV 보도와

마음의 여유를 주지 않게 바쁜 학사일정 때문만은 아니다

마음 한 구석에 나를 묶어두고 있는 것은

사슴의 눈을 닮은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

일상에 쫓기듯 숨막히게 바쁜 선생님들의 발걸음

아이들이 모두 떠난 텅 빈 교정의 적막함

이 모든 풍경들이 2년의 시간 속에서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내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은 어제처럼 운동장을 뛰어다닐 것이고

이 계절이 다하기도 전에 언제였냐는 듯 잊어버릴 것이다

그것도 좋다, 아니 그것이 좋다

살아간다는 것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라. 모두 잊더라도 이것만은 잊지 말아라

어디에 있든 네가 이세상의 중심이란다

코스모스 꽃은 해바라기 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들판의 야생화는 키가 크든 작든 모두 스스로 당당하다

너희는 지금 있는 그대로 빛나는 존재인 것이다

그대, 금릉인이여. 어디에서든 스스로 당당하라.

 

 

금릉중학교 이임식장에서                  2012. 8. 30 교사 김성로

 

 

* 저는 2012년 9월 1일자로 고양시 서정중학교 교장으로 발령을 받아 금릉중학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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