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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글(MY WORK)

운주사의 미륵불

김성로 [미륵불] 2001

 

  

전남 운주사에 천불천탑이 있다길래

거센 비바람을 헤치며 찾아갔더니

시골동네 아저씨 같은 미륵불이 무표정하게 서 있다.


어찌 저리도 무욕의 심정으로 조각을 했을까?

수 백개의 석상과 석탑들이 한 사람의 솜씨 같은 것은

전체적인 변형 스타일과 구성방법이 모두 같기 때문이리라.


아무리 재주가 없는 석수쟁이라도

저리 수많은 조각을 했을 땐

신묘한 경지에 올랐을 것이 틀림없는데

어찌 저리도 재주를 감추었는가?


경주 남산의 수많은 사실적인 형상의 석불들과

운주사의 소박한 형상의 미륵석불들을

굳이 비교하고픈 생각은 없지만

경주남산의 석불은 하나 하나의 작품이고

전남 운주사의 석불들은 모두 뭉쳐서 하나이다.


다녀온 지 수 년이 지났는데도

내 마음 속엔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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