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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고뇌

 

김성로 [고뇌] 수묵, 2007

 


고뇌는 멈추고


               무중무


노을이 물들어가는

산기슭 마을

굴뚝에 연기처럼

그리움만 피어오른다.


입술이 터지도록

다문 입술사이 핏빛이 맺히고

고뇌의 눈빛이 어린다.


낙화가 지듯이 잊어야할 것 잊지 못해

개구리 울어대던

논길 따라 걸어간다.


그리움 등지고

구름에 어리는 초승달 빛을 따라

논길을 걸어간다.


야생화 활짝 피어

바람과 벽계수,

별과 달빛이 어우러진

침묵하는 숲을 향해 걸어간다.


여기에 몸을 담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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