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비를 기다리는 대지] 2001
[14장/고목 같은 몸, 재 같은 마음은 현실에서 너무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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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燈無焰 폐구無溫 總是播弄光景.
한등무염 폐구무온 총시파롱광경.
身如槁木 心似死灰 不免墮落頑空.
신여고목 심사사회 불면타락완공.
식어가는 등불에 불꽃이 없고,
해진 갓옷에 온기가 없는 것은 모두 광경을 농락함이요,
몸이 고목과 같고 마음이 식은 재와 같음은
곧 적막 속에 떨어진 것이니라.
[해설]
등잔불이 깜박이며 거의 사그러져 가고 있습니다.
또 모피 옷은 너무 낡아서 온기가 전혀 없습니다.
이쯤되면 그 처해 있는 환경이 너무 초라하고 딱합니다.
사지(四肢)는 마치 고목처럼 시들고 마음은 차디찬
잿더미 같습니다. 이쯤되면 그 사람은 이미 허무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인간과 인간사이에 따뜻한 마음이 오고 가야만
비로소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집착에서 떠나고 사념(邪念)을 벗어버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지나침으로서 희노애락의 자연적인
감정이나 잘 살아보겠다는 의욕까지도 버린다면 무슨
맛으로 인생을 살아간단 말인가요.
은둔자(隱遁者)이면서도 어디까지나 현실주의자였던
저자 홍자성은 그런 생활태도를 배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림출처:김성로 블로그 http://blog.daum.net/ksm416
출처 : 쓸쓸히 채워져 있고 따뜻이 비워진 숲
글쓴이 : 들이끼속의 烏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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