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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꽃잎 편지

김성로 [꽃잎 편지]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8

 

 

꽃잎 편지 / 이연분


할 수 있다면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가슴에 피어나는 이 꽃들을

그대 뜰 안에 옮겨주고 싶습니다.


피고 또 피어

무더기로 만개한 나의 꽃밭

연인의 입술 같은 달콤한 향기와

영혼까지 맑아지는 천상의 빛깔들


먼 곳 아주 먼 곳

숨 막히게 달려 나간 그대 빈 뜰,

도란거릴 얘기도 웃음도 시든 땅에

모두 모두 담아서 심어주고 싶습니다.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 같은

분홍빛 설레이는 그리움들과

눈 감으면 터져 나올 정겨움까지

그대의 뜰에 자라게 하고 싶습니다.


젊은 날처럼 소중한 내 사람이여

함께 늙어가는 내 사람이여

 

 

 

 

 

                                            시인 이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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