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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고요한 상처

김성로 [그리움으로]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8

 

 

 

고요한 상처 / 김경훈[石香]


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마치 고요히 흘러가는 강물 같아서

마음에 아무런 상처가 없습니다

작은 바위들 곁에 몸을 기대고

십삼년을 홀로 살아온 물풀이나

근원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물살에 떠내려 온 나뭇잎 한 장도

오늘의 내 마음 같아서

그 또한 아무런 상처가 없습니다

한 사람을 기다렸다가

마침내 그를 사랑하는 것이

겨울 끝나고 봄의 문턱에서

만나지는 기쁨 같아서

마음에 아무런 상처가 없습니다

사랑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되고

꽃 피울 까닭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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