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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글(MY WORK)

설날 성묘

 


      설날 성묘

 

                  글 그림 : 솔뫼 김성로

 

 

 

유년 시절이 흙냄새로 피어오르는

구불구불한 경주 남산 약수골 산길

겨울 숲은 앙상하게 메말라

거친 호흡에 발걸음마저 흐트러진다

30여 년을 오르내린 가파른 산등성이

굵은 모래로 덮인 무덤은

봉분마저 바스락 이며 스러지고

눈 아래 펼쳐진 얕은 구릉 사이

은빛 형산강을 따라 상념이 흐른다

잠시 고개를 돌리는 동안

많은 것이 사라져 갔다

무덤 자리처럼 희미해진 조상의 추억

조금씩 무너져 가는 천 년의 도솔천

배동 금오사를 거쳐 금오봉에 오르는

이름 없는 산길 모퉁이에서

숨죽인 산새 울음으로

옛이야기 끊어질 듯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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