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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함정(2) 함정(2) 박정은 새벽잠을 설친 탓에 비몽사몽으로 남편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고 배웅하는둥 마는둥 다시 잠자리에 돌아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꿈속인 것처럼 다시 뻐꾸기가 울었다. 착각이었나 하며 다시 돌아누우려는데 아직도 잠속에 반쯤 잠겨 있던 의식을 완전히 깨.. 더보기
함정(2) 함정(2) 새벽잠을 설친 탓에 비몽사몽으로 남편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고 배웅하는둥 마는둥 다시 잠자리에 돌아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꿈속인 것처럼 다시 뻐꾸기가 울었다. 착각이었나 하며 다시 돌아누우려는데 아직도 잠속에 반쯤 잠겨 있던 의식을 완전히 깨우며 뻐.. 더보기
함정(1) 함 정 (1) 박정은 지붕위로 길게 자란 해바라기를 자르고 있었다. 씨를 뿌린적도 없는 야생 해바라기가 지붕 뒤로 불쑥 솟아 있는 것을 발견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동안 아무도 모르게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올리며 씨를 맺을 때까지 키를 낮추어 은밀히 자라다가 어쩔 수 없는 생명의 힘에 .. 더보기
꽃이 있었지 3 꽃이 있었지-3 박정은 그녀는 촛불을 켰다. 어디에선가 주어온 작은 탁자 위에 촛불은 그녀와 반원을 그리며 종이 위를 비추었다. 주변의 냉기에도 불구하고 연필로 정성들여 한자씩 한자씩 써내려가는 그녀의 뺨이 발그레 달아 올랐다. 비로소 자신 앞에 마주한 그 느낌 때문일까, 그녀는 우물처럼 가.. 더보기
꽃이 있었지 2 꽃이 있었지-2 박정은 처음 그녀가 남편과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을 떠나왔을 때 발목을 묶었던 족쇄에서 풀려난 것처럼 홀가분하고 평안했다. 몇 십년간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것 같은 자유로움이 물결쳐 왔다. 일상의 무게에서 놓여나자 그 자리를 대신해 해일처럼 잠이 그.. 더보기
꽃이 있었지 1 꽃이 있었지-1 꽃이 있었지 (1) 박정은 망막까지 비집고 들어오는 어떤 빛에 이끌려 그녀는 눈을 떴다. 욕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날카롭게 각이 선 신경줄을 팽팽히 잡아 당겼다. 수도꼭지를 확인하고 겨우 잠들었었는데 욕조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정체모를 빛과 함께 그녀를 잠에서 끌어 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