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탈
시 : 정민자
그림 : 김성로
이제 사 그대의 넓은 가슴에 안겨본다
나로 살아가면서
또 다른 나에게 보여줘야만 했던 허상
위장된 껍질을 벗어버리리라
허름한 바지하나 얻어 입고
바람을 맞으면서도
이토록 편안한 걸
이토록 따스한 걸
발버둥치며 살아봤자
하루에 밥 몇끼 더 먹는 것도 아니고
조금씩 버리면서
그대 품에 안기면 이리도 행복할진데
모든 것을 버리고 난후에야
심장소리 들리고 하늘이 보인다
아니,
태어나면서 꼬옥 쥐었던 손
쫘악 펴고 벌거벗은 채로
안길 날이 다가오리니..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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