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눈물로 흔들리다
시 / 김송배
그림 / 김성로
어리석음을 잉태한 자는
바람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우둔하고
흔들림을 몸으로 느낀 자는
눈물이 멈춰도 떨림의 끝은 없었다.
누가 이승의 술잔을 비우고 떠났을까
지금 시리도록 차가운 사랑을 안고
달빛 속으로 걸어간다
조심스런 어리석음으로 내 딛는 발걸음
내 가슴을 관통하는 여린 사랑의 눈매로
저 황량한 떨림의 끝을 향해
아아 저승으로 넘나 든 영혼의 빛줄기
어느 지점에서 빈 술잔으로 뒹굴고
처절하게 무너진 달빛만 껴안는다
참으로 어리석음과 떨림을 함께 풀어
그냥 삼키는 이승의 술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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