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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기 와 (곽경미) 기 와 시 : 곽경미 그림 : 김성로 회색빛 검게 타버린 함묵(含黙) 금이간 분지(盆地)의 들판에 갯내음 눈물고인 바다가 출렁인다 잘 익어버린 능선따라 보일 듯 말 듯한 시간의 빗살무늬 눈 부럽뜬 시어머니 호령에 안간힘 버터 내며 허리띠 졸라매던 그렁그렁 눈물 맺힌 울 어머니 그 빗살 접어 얹어놓.. 더보기
삶은 모호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이세종) 삶은 모호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초고 200807050408 시 : 화림 이세종 그림 : 솔뫼 김성로 찰진 마음으로 나를 적었을까 모진 마음으로 나를 버렸을까 그날 나는 버려진 길가에 마냥 웃었다 시를 적은 자의 사유들은 비온 날의 버섯이다 후후, 소나무 밑둥에 숨어 있다 웃는 소리를 귀에 담는 솔잎은 또 무.. 더보기
얘야, 울지를 말어라 얘야, 울지를 말어라 글 : 최동일(동녘해) 그림 : 솔뫼 김성로 엄마, 엄마 불러도 대답이 없었지. 둘러보니 책가방도 보이지 않았지. 얘야, 여리디 여린 너의 마음은 사처에 널려있는 기와조각보다도 더 산산히 부셔져 있겠구나. 외지로 돈벌러 가신 아버지께서 고향을 향해 눈물을 쏟으실 때 얘야, 넌 .. 더보기
내게도 맛이 숨겨져 있습니다(임미연) 내게도 맛이 숨겨져 있습니다 시 : 花心 임 미연 그림 : 솔뫼 김 성 로 가지마다 뿌리마다 불타오르는 햇살 머리에 이고 바람들 말을 걸어 숙성시켜준 날 모두가 외면합니다 위아래 눈 빤히 뜨고 부드러운 손길 기다려 보아도 꽃일적 향기 곱다고 좋아라, 탐닉해주더니 푸르고 시큼한 내 속 안의 보석은.. 더보기
춘설헌 달빛에 마음 내리고(임미연) 춘설헌 달빛에 마음 내리고 시 : 花心 임 미연 그림 : 솔뫼 김성로 무심의 푸른 달빛 춘설헌 처마 자락 흥건히 적시고 지나는 바람에 낙화하는 불두화 꽃송이 여인의 눈물 같구나 속세의 인연도 잠이 든 춘설헌 뒤뜰에 인연을 쫓아 먼 길 달려온 거친 새의 날갯짓처럼 달빛 같은 인연이 머물다간 자리 .. 더보기
새벽에 길을 나선다(切苾) 새벽에 길을 나선다 시 : 切苾 그림 : 김성로 모든 죽었던 것들이 일어나는 새벽엔 나도 잠이 덜 깬 서성임으로 길을 나서겠네 지치고 아픈 일들이 즐비한 저 너른 세상으로 나가 뿌리가 병든 풀 포기 걸러내고 약한 것들이 아파하는 소리를 들어주다가 한참은 또 같이 울면서 그렇게 나이도 먹어가겠.. 더보기
바람빛 그리움(박정연) 바람빛 그리움 시 : 박정연 그림 : 김성로 들꽃 한 송이 들풀 한 움큼 햇살에 물든 청아함에 눈뜨고 구름 한 점 바람 한 줄기 여유 머금은 미소가 저만치서 손짓하면 풀빛 추억 하늘빛 소망 입술에 닿기전 톡톡 터져서 눈가에 이슬 강가에 드리울 때 안타까운 마음엔 바람빛 그리움만이 더보기
나는 당신의 꽃이 되고 별이 되고 싶다(서정부) 나는 당신의 꽃이 되고 별이 되고 싶다 시 : 동백꽃 / 서정부 그림 : 솔 뫼 / 김성로 오늘도 가슴 속에 뜨거운 태양빛을 밀쳐 올리며 누군가의 꽃이 되고 별이 되어 만나는 이들마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고운 향기 되고파 달리는 벅찬 가슴이 아름다운 무지개로 피워 올랐으면 한다 우리 모두 가슴 호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