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썸네일형 리스트형 섬은 언제나 내게로 온다 / 마경덕 섬은 언제나 내게로 온다 시 : 마경덕 / 그림 : 김성로 멀리서 바라보는 동안 정수리에서 동백이 터지고 서둘러핀 봄은 끝내 자진했다. 자욱한 안개에 섬이 사라지면 울음을 물고 물새들이 이곳까지 날아왔다. 오랫동안 부리에쪼인 울음을 읽지 못했다. 겹겹 파도를 덮고 잠이 든 목덜미와 젖은 발가락.. 더보기 들꽃의 노래 / 조동목 들꽃의 노래 시 : 조동목 그림 : 김성로 장대비가 세차게 때려도 미친바람이 막무가내로 때려도 그대로 맞아야 했습니다 아파할 여유도 없이 맞아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내 노래는 시퍼런 멍을 딛고 서야만 환한 미소로 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고난을 이기고 활짝 웃으며 작은 유혹에도 .. 더보기 고요에 대하여 / 나병춘 고요에 대하여 시 : 나병춘 그림 : 김성로 고요가 고여있다 고여 있으므로 잔잔하다 잔잔한 것은 담담하다 담담한 공기 담담한 의자 담담한 비구니의 절간 담담한 날개 담담한 침묵 작은 유혹에도 쉽사리 넘어진다 찰랑거리던 물방울들 어딘가로 스며든다 목구멍 속으로 더 침침하고 시끄러운 곳으로 .. 더보기 산다는 것 4 / 지개야 산다는 것 4 글 : 지개야 그림 : 김성로 소낙비 쏟아지는 칠흑 같은 밤에도 어둠을 쫒는 번갯불이 있다. 이정표 없는 길이 인생길이라지만 길은 없는 길에도 길이 있는 것이 인생길이란다 걷던 길을 포기하지 말라 종로네거리를 막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걱정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사람마.. 더보기 무지개 / 김민형 무지개 시 : 김민형 그림 : 김성로 너만을 만나기 위해 나서는 길 네가 있는 쪽으로 비가 긋고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거기에서 너는 얼마나 환하게 서 있는가 나를 어쩌라고 너만 환하여 등대에서 길을 잃은 배처럼 어떤 의혹에 걸려 돌아오는 길까지 잊고 가는가 솔뫼 김성.. 더보기 낡은 아파트의 바람 / 황도제 낡은 아파트의 바람 시 : 황도제 그림 : 김성로 낡은 아파트 옥상. 빨랫줄에 양말과 수건과 팬티와 브래지어 부끄럽지 않다. 가릴 것 없는 적빈 고층 빌딩에 가로 막혀 길 잃은 바람은 좋은 기회인듯 사내처럼 치근거리고 삶에 지친 속옷들은 반응이 없다. 연애가 밥 먹여 주나 솔직한 무관심 바람은 심.. 더보기 저 강물은 / 이양덕 저 강물은 시 : 이양덕 그림 : 김성로 그대는 아는가, 저 강물이 흐르는 까닭을 모든 이들이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슬퍼할 때 사랑으로 다 보듬을 수 없다면 고요한 숨결로 흐를 수 없다면 더 이상 강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별빛마져 물위를 걷지 않는 적막속에서도 강물은 흐르고 흘러야 한다는 것을 .. 더보기 낙타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윤준한 낙타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글 / 너울 윤준한 그림 / 솔뫼 김성로 구겨진 옷은 깨끗이 다림질을 하고 흙 묻은 구두는 정성스레 손질을 한 후 여자는 향기 가득한 차를 사이에 두고 남자와 그렇게 오붓한 시간을 만든다 종이에 지난 과거를 열거하던 남자는 여자의 눈주름에서 머리 위 서리에서 흑백 ..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54 다음